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뉴스1
하이브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 간의 주주 계약을 두고 벌어진 법적 다툼에서, 법원은 민 전 대표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렸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고 하이브는 민 전 대표에게 256억 원의 주식 대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31부(재판장 남인수)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제기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을 기각하고, 민 전 대표 측이 하이브에 제기한 주식 매매 대금 청구 소송에서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에게 225억 원을, 어도어의 전 이사들에게 각각 17억 원과 14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법적 분쟁은 2024년 4월, 하이브가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빼앗으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시작되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외부 투자자와 접촉하여 어도어를 하이브로부터 독립시키려 했다는 이유로 배임 혐의를 들어 고발했으나, 민 전 대표는 하이브가 소속 그룹 '아일릿'의 음악이 어도어의 '뉴진스'를 모방했다는 문제를 제기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해임을 시도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논란의 중심에는 두 당사자 간의 '주주 계약'에 명시된 주식 매수 청구권, 즉 풋옵션이 있었다. 민 전 대표는 같은 해 11월 사내 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계약에 근거하여 본인의 주식을 하이브에 정해진 가격에 매도할 권리를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그런 민 전 대표의 움직임을 경영권 탈취 시도로 보고 계약이 해지된 것으로 간주해 대금 지급을 거부했으나, 법원은 그 이유가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하이브가 돈을 지급해야 한다고 결정했다.
이번 소송에서 주요 쟁점은 민 전 대표가 어도어의 독립을 모색한 것이 계약 위반인지 여부였다. 법원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통해 민 전 대표가 독립 방안을 고려한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는 하이브와의 협상이 결렬된 후 구상된 수준에 불과하며, 하이브의 동의 없이 실행할 수 없는 구조였다고 보았다. 또한 하이브가 제기한 '뉴진스 빼가기' 의혹에 대해서도, 멤버들을 데리고 이탈하려 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민 전 대표가 “내가 나가면 어도어는 빈껍데기”라고 한 메시지를 두고, 법원은 이는 민 전 대표가 떠날 경우 어도어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것을 언급한 것일 뿐이라고 해석했다. 하이브는 이를 근거로 민 전 대표가 '뉴진스'와의 전속 계약을 해지시키려 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것이 '뉴진스 탈취 시도'와는 관련이 없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민 전 대표가 제기한 '아일릿의 뉴진스 표절' 의혹이나 '하이브의 음반 밀어내기' 폭로가 계약 위반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표절 의혹 제기는 단순한 의견 표명에 지나지 않아 허위 사실로 볼 수 없고, 음반 밀어내기 폭로는 실제 하이브의 권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이를 통해 음반 유통 질서 확립에 기여한 점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는 정당한 경영상 판단이라고 보았다.
법원은 하이브가 주장하는 해지 사유들이 추상적이거나 중대한 피해를 야기할 정도로 중요하지 않으며, 계약 해지로 인해 민 전 대표가 입게 될 풋옵션 상실 등의 손해에 비해서도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